쿠팡 이츠에서 배달 대행까지

지난 글에서 쿠팡 플렉스를 해 보았던 일에 대하여 간단히 적은 일이 있다.

쿠팡 플렉스도 괜찮았지만, 너무 많은 시간을 잡아먹고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해 다른 일거리를 찾았다.

그러다가 쿠팡 이츠를 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쿠팡 플렉스에 이용했던 차량으로 했지만 상점과 배달지에서 접근성이 무척 떨어지니 참 불편하였다.

국내 모 치킨 프렌차이즈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친구에게 연락하여 상점에서 이용하고 있는 오토바이 업체의 연락처를 알아보려고 했는데, 친구가 이전보다 배달원이 많이 필요가 없어서 오토바이 한 대가 놀고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 오토바이를 빌려 쿠팡이츠를 시작했다. 오토바이는 요즘 배달원에게 인기 있는 PCX였고, 17년식이다.

쿠팡 이츠는…

쿠팡 이츠는 피크 시간대에 바짝하면 서울 중심부에서는 월 700만원까지 벌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피크 시간대에 해 봤자 하루 8만원도 벌기가 힘들었다.

물론 차량으로 쿠팡 이츠를 했던 것보다 접근성을 더 확보할 수 있어서 더 많은 배달을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 이츠는 충분한 수입을 보장한다고 할 수 없었다.

배달 대행업체

그래서 알아보게 된 곳이 배달 대행이었다.

배달 대행 업체에 대해서 그냥 상점과 연결해 주는 정도로만 알고 있어서 근무 시간이나 기타 사항에 대해서 알고 있지 않아서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B사

먼저 요즘 배달대행1위라고 광고하고 있는 B사에 근무 희망 신청을 했더니 저녁 11시에 신청했는데도 근무 희망&가능 지역에 있는 지점 담당자에게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처음 연락을 받은 지점은 집에서 30분 정도 거리에 있었는데, 근무 조건은 좋았지만 집에서 거리가 있어서 다른 일정을 보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면담을 끝내면서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추었다.

두 번째 연락을 취한 곳은 거주하고 있는 행정 구역에 있는 지점이었는데, 지점장은 내가 원하는 근무 일정을 허용[note]월~금에만 근무할 수 있다고 먼저 밝혔다[/note]하였기에 상세한 조건을 듣고 바로 등록해서 시작했다.

첫 날에는 상점 위치가 익숙하지 않고 오더[note]상점에서 어디로 배달해 달라는 주문내용[/note]를 확인하고 배차 요청을 하는 앱의 UI가 익숙하지 않아서였는지, 4시간 동안 16건밖에 배달하지 못했다.

첫 날은 시간당 4건을 배달했고, 그에 해당하는 대행료는 53,478원이었다. 그 중에 2,100원 정도가 대행료에서 대행 업체로 빠지는 수수료로 빠졌고, 대략 21km 정도를 이동해서 유류비가 1,200원 정도가 들었으니 50,178원을 벌었다.

하루 이틀 해 나가면서 이미 하고 있는 사람들이 짧은 거리를 배달하면서 놀며 배달하는데 나보다 많은 건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미 지리가 익숙하고 상점의 위치와 배달지의 위치가 어디인지 알고 있으니 오더를 확인하고 더 빠르게 오더를 잡을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V사

그래서 다른 대행사도 그런지 궁금해서 다른 대행 업체에 근무 희망 요청을 해 놓고, 면접 일정도 잡았다.

V사의 거주지 근방에 있는 지점장에게서 연락을 받고 얘기하는 중에 이전 B사보다 더 나은 조건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모든 V사의 지점이 다 이렇지는 않을 것인데, 이 지점은 오더가 올라오면 대표와 팀장이 관제 화면을 통해 기사의 위치와 배달지에 따라 배차해 주는 방식으로 업무를 한다고 하였다.

배달 기사는 받은 오더대로 배달만 하면 되니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더 적은 것이 장점이었고, B사에서 떼어가는 대행 업체 수수료도 떨어지지 않았다. 이 부분은 V사 차원에서 처리하고 기사는 오더에 기록상에 있는 배달 대행료를 온전히 받는 것이다.

두 업체의 비교

공교롭게도 두 업체는 같은 행정 구역이었고, 배달지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 면에서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

B사에서 나오기 직전 7일 동안 배달한 건수가 239건이고, V사에서 처음 7일 동안 배달한 건수는 322건이다.

B사에서 나오기 직전 7일 동안 배달한 대행료 853,151원이고, V사에서 처음 7일 동안 배달한 대행료는 1,105,000원이다.

단순 비교이기는 하지만 같은 근무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큰 차이인지 알 수 있다.

B사에서는 이미 오더 확보에서 어려움이 있었고, 단타만 뛰는 선수들이 하지 않는 중장거리 오더를 하느라 같은 시간에 수행할 수 있는 오더가 시간당 4건에서 많아봐야 5건 정도가 한계였다.

하지만 V사에서는 대표와 팀장이 기사의 위치와 상황에 따라 넣어주는 오더를 하면서, 배달 거리가 멀지 않았기에 시간당 평균 6건 정도를 할 수 있었기에 같은 기간 더 많은 건수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길게 얘기해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를 수도 있는데, B사에서는 시간당 수익이 13,000원에서 18,000원 정도였고, V사에서는 시간당 수익이 18,000원에서 25,000원 정도라고 말하면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쿠팡 이츠보다 배달 대행

쿠팡 이츠는 피크 시간대에 대행료가 6~7천원 정도이다. 하지만 한 번에 한 건을 배달하고, 배달 거리가 짧지 않기에 한 시간에 수행할 수 있는 건수가 2~3건이다.

대행료가 배달 대행보다 높다는 점을 생각하면 2~3건만해도 한 시간에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배달 대행보다 높지만, 이동 거리가 넓고 한 번에 한 건만 수행하기에 얻을 수 있는 수익이 B사 정도 수준이다.

하지만 피크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수수료가 그리 높지 않아서 전체 근무시간에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시간당 15,000원을 넘지 못한다.

배달 대행을 하면서도 신호를 다 지켜 가면서 배달을 하기에 이보다 많은 수익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쿠팡이츠보다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배달 대행이 쿠팡이츠보다 더 나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남는 시간에 원할 때 잠깐씩 하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쿠팡 이츠나 배민이 좋은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꾸준히 해서 수익을 얻고자 한다면 배달 대행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쿠팡 플렉스를 해 보았다

연구소에서 일을 하다가 일방적으로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는데, 불미스러운 일로 그런건 아니고 국가에서 지급하는 연구비용 삭감이 이유였는데, 주는 월급에 비해서 일이 많다고 여겨져서 그만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중이었기에 별 상관이 없었다.

문제는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이었는데, 이 부분은 계약서와 관련해서 내가 잘 못 한 부분이 있으니 주장할 수 없는 부분이고, 여유 자금이 없어서 당장 일을 할 수 있는 자리를 찾다보니 플렉스를 하였다.

찾아보면 플렉스 경험담 단가 등의 다양한 글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그러니 겹치는 내용은 건너뛰고 몇 가지 부분에 대해서 간단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최저 시급도 안 된다

5월 중순에 새벽 배송으로 처음 시작해서 지금까지 약 한달하고 반 정도를 했다. 물론 처음 했던 날은 새벽 배송 물량이 없어서 이기도 했지만 일이 익숙하지 않아서 최저시급도 받지 못했다.

새벽배송은 다른 시간대보다 단가가 높은 편인데(보통 박스 950원 / 비닐 650원) 38개를 배정받아서 1시 반에 나가서 배달을 마친 시간이 5시가 조금 안 되는 시간이었다.

그 날 받은 금액은 박스 7개, 비닐 31개를 배달했으니 받은 금액은 26,800원이었다. 그러니 시간당 5,360원을 벌었는데, 여기에서 그 날 움직인 거리를 연비 계산했더니 유류비로 대략 4,000원을 조금 덜 썼다. 그러니 유류비를 제한 금액을 계산하면 시간당 5천원을 벌었다.

이게 처음이니까 이런데 하루 하루 해 나갈 수록 익숙해지고 건강해지기도 해서 최근에는 주간 배송과 당일 백업[note]그 날 안에만 배송하면 되는 물량으로 보통 저녁 1시 전까지 업무를 마치면 되는 것으로 표시되는데, 쿠친(쿠팡직원)이 가지고 나간 물량 이외에 오후에 배당이 안 된 물량을 배송하는 업무이다.[/note]까지 240개를 배송해서 전부 비닐 물량으로 550원씩 대략 계산하면 132,000원을 벌었다. 여기에 상자 가격이 나오면 더 많겠지만 오전 10시 반에 가서 오후 10시까지 배달했으니 12시간 일을 해서 시간당 11,000원을 벌었고, 여기에서 그 날 쓴 유류비가 대략 5,000원 정도였다.[note]240개 중에 박스도 있을테니 15만원을 훌쩍 넘길 것이지만 단순계산이니 이 정도이다.[/note]

플렉스 프로모션이 없고, 최근 가격이 형편 없어졌지만 바지런히하면 이 정도 수준의 벌이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5월 17일 처음 시작해서 6월 14일까지 월~금만 20일 일하면서 1,445,801원(세전)을 벌었다. 일하면서 다른데 안 다니고 쓴 유류비는 15만원이다. 새벽 물량이 없어서 주간으로 바꿔 일하면서 일 평균 95개정도 했을 때 벌 수 있는 금액이니 참고하면 되겠다.

비닐로 단가 후려치기

최근에 뉴스에 나온 얘긴데, 일부러 그러는 거 같지는 않고 상자에 비닐로 표기가 되어 있어서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려는 꼼수라고 보도가 되었던데, 실제로 일을 하다보면 상자로 표기되어 있는데 비닐인 물량도 제법 있다.

개인적으로는 단가를 후려치기 위해서 이러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동화하다보니 생기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시간이 갈수록 정확해지면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이니 신경쓰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겠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단가를 후려쳐서 문제가 되었다기 보다 차량이 작아서[note]쉐보레 스파크로 업무했다[/note] 코드별로 분류해서 넣어놨는데, 표기된 것과 다른 포장이어서 찾느라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더 크게 다가왔다. 상자로 표시되어 있어서 상자만 찾았는데 찾아보니 비닐이어서 시간이 걸렸다거나 반대의 경우여서 비닐을 다 뒤졌는데 나오지 않아서 그 만큼의 시간이 걸려 지연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평소에는 문제가 안 되고 아무래도 시간 제한이 있는데 100개 이상의 많은 물량을 가지고 나갔을 때 생기는 문제니 보통의 여유로운 일정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 사항이다.

건강해진다

개인적으로 앉아서 하는 일만 하면서 운동도 안 하고 있어서 체중이 130kg까지 치솟았는데, 이 일을 하면서 한 달 반 동안 하루 평균 2만보씩 걷다보니 살이 쭉쭉 빠졌다.[note]6주 동안 체중이 13kg 빠졌는데, 골격근량이 변화가 없고 체지방만 5kg남짓이 빠진 것을 보면 근육도 생긴 모양이다.[/note]

돈을 벌고 체중도 줄어서 건강해졌다고 생각한다.

그 외의 생각

이제는 다른 일을 하게 되어서 플렉스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만하려고 하는데, 사실 플렉스라는 것이 원하는 날에 일할 수 있다는 유익이 있어서 했는데 사실 쿠친(쿠팡 직원)이 보통 가지고 나가는 물량만큼을 하루에 소화하면 원하는 날만 일하고 적당히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자리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차가 작아서 하루 종일 해 봤자 평균 200개 정도가 고작이기는 하지만 당장 일이 잘려 돈이 급하고 다른 자리를 찾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해 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배민이나 오늘회 같은 비슷한 업무들도 괜찮지만, 내 경우에는 최근 1~2년 사이에 접촉사고가 많아서 배민에서 까이게 되어서 이 일을 하게 되었는데 일한만큼 받을 수 있어서 좋은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We use cookies in order to give you the best possible experience on our website. By continuing to use this site, you agree to our use of cookies.
Accept
Privacy Poli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