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강박에 대한 단상

절대 바톤 놀이 를 포함한 몇 건의 포스트에서도 밝혔지만 어떤 블로그를 보기 시작하면 처음부터 읽는 습관이 있다.

사실 습관이라기보다는 강박에 가까운데, 지금도 그렇게 읽고 있는 블로그가 4곳이다. 그나마 한 곳을 거의 다 읽어가기 때문에 3곳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듯 하다.

이전부터 왜 이런 강박이 생겼을까하고 생각해 보려고 하다가 글을 얼른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얼른 돌아서버려서 그다지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지금 문득 떠 오른것은 통신 시절의 일이다.

나우누리에서 대화에 끼어들기라는 글이었던 것 같았는데, 그 글에서 말하기를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무작정 끼어들기보다는 기존에 어떤 내용들이 오가고 있는지, 어떤 분위기인지를 파악한 뒤에 참여하라는 글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 글은 단지 대화방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커뮤니티에든지 그 곳의 분위기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래서인지 어떤 곳에 끼어들기 전에 짧은 시간이나마 분위기를 파악하는 시간을 가지고 그들의 대화에 무리를 가하거나 중단되지 않도록 한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RSS구독을 하면서 발생한다. 그저 구독 목록에 넣어놓고 최근에 오른 글을 읽어가면서 분위기를 파악해도 될 듯하고 사람의 실시간 대화에 끼어드는만큼 분위기를 망칠 가능성도 적은데, 그런 사실로부터 시작한 순차적 글읽기 강박은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 몇 주간 좀 바빠져서 읽지 못했던 글을 지금까지 약 1주일에 거쳐 다 읽어내고 나서야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제 그만두자… 얼마 전에 읽었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논술 지도책(?)에 많은 것을 읽기 보다는 한 권을 읽더라도 논점을 파악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논리적인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고 했듯이, 많은 것을 읽기 보다는 글 하나를 읽더라도 정독을 해서 논리를 파악하자!

….. 라고는 하지만 쉽게 고쳐질 것 같지는 않는다. 속독 하는 것을 연습해야겠다. 내용도 파악하고 빨리 읽고… 그것 만이 살 길일까? ㅡㅡ;;

가요를 클래식 듣듯이 듣기

nonem_Blog에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에 대한 막심의 증언 포스팅을 읽다보니 중고등학교 시절 가요를 듣던 필자의 습관이 생각이 났다.
그 당시에는 가사가 있는 음악보다는 경음악 연주음악 중심으로 들었었다.
가사가 완전히 없는 가요는 거의 없기때문에 접할 수 있는 음악들을 들으면서 음 하나하나씩 컴포져1 따위로 그려서 그 분위기를 따라 감상했었다.

그렇게 듣기를 몇년을 해대었지만, 늘어가는건 각 악기별로 분리해서 듣는 능력 뿐이었다. 그 음악에 대한 분위기를 제대로 잡아내기가 힘들었다. 점차 감각위주의 음악, 사람의 정신을 자극하는 음악들로 채워져 가고 있기에 힘들어졌다는 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계기는 어떤 가수의 팬클럽에서 만났던 동갑내기 친구의 말때문이었다. 가사를 안 들으면 어떻게 그 곡을 감상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지금도 가사를 무시하는 경향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했다. 음악 속에서 곡만으로 곡을 해석하려고 하지도 않지만, 가사를 완전히 적용시켜서 곡의 분위기를 지배해버리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전에 가사를 완전히 무시한채로 곡을 해석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던 것이 꽤나 그립다.

  1. 음악 작곡 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도스시절 애드립 사운드 카드로 음을 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케이크 워크 시리즈(소나)의 건반 화면과 유사한 구성을 가진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