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친한건 아마도..

물론 지금 동생과 친하게 된 데에는 어린 시절부터 장난도 잘 치고 뭔가 함께 같이 했던 이유들도 있겠지만, 다른 이유를 찾아보려고 글을 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책과는 그다지 친분을 쌓고 살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책을 빌려본다던지 사달라고 한다던지 했던 적이 없다. 스스로 읽어보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어린 시절부터 굴러다니던 책들이 잔뜩 있었기 때문에 가끔씩은 친밀감을 형성하고 싶은 쌩뚱맞은 충동을 느꼈다.
동생은 글자만 있는 책들로부터 만화책까지 읽는 범주가 넓었기 때문에 그것들이 책과의 친밀감을 형성하고자했던 가끔씩의 충동질을 해소하기 위한 탈출구(?) 정도로 작용했다. 집에 책은 잔뜩 있었지만 그 어린 넘이 읽을 만한 책은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래서 동생이 책방으로부터 빌려온 책들을 함께 읽었다. 동생은 계속 책을 가까이 했기 때문에 한 두시간이면 만화책이든 소설책이든 어떤 책이든간에 다 해치워버렸고, 그런 동생이 읽고 남은 기간동안 있는 것이다. 사실상 동생은 책을 빌리기는 잘 하지만 반납하는 것에 있어선 잘 신경쓰질 않았다.
그래서 동생이 자주가던 책방에 반납하는것은 내 임무(!)중에 하나였다. 얼른 읽어버리고 갖다줄 수 있었다면 반납 습관이 들여졌겠지만, 읽고 있는 걸 뺏어서 갖다 줄 수 없었기도 했을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그 습관은 나 때문에 생긴것일까?

쨌든 어떤 연관성을 만들자면 이렇다. 동생이 읽은 책들을 함께 읽으면서 자랐기 때문에 사고방식도 비슷해지기 마련이지 않을까? 함께 가족이라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들을 나눌 수 있는 편안함이 더욱 그 친밀감을 높여주었다고도 생각된다.

또 한가지 이유는 방치된(?) 어린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라고도 생각된다. 왜냐하면 부모님께서는 큰 교회 부교역자로서 꽤나 열성적인 사역을 하셨기 때문에 우리들을 돌아볼 여력이 없으셨다. 그렇기 때문에 할머니께서 챙겨주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들 스스로가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 숙명적 위치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뭐 이런 글에 숙명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니까 웬지 어색하지만, 이러한 조금은 황당한 이유로 동생과 친한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