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고백이라는 것은 언제나 기다림을 만든다. 고백 후에 바로 답을 듣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아야 할 경우도 있다.
난데 없이 갑자기.
오늘 고백한 그녀로부터 오빠 왜 이렇게 갑작스럽게…. 라는 말을 들었다.
사실 필자는 이성 친구를 사귀는데 있어서 이렇게 시간을 끌어본 적이 없다. 호감이 가고 마음에 들면, 거기에 당시의 상황이 솔로라는 상황이라면 호감의 상대에게 바로 접근해서 나 너 좋은데, 넌 날 어떻게 생각하냐라는 식이었다.
그런데 한동안 사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서이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정신적인 여력이 없을 정도로 공부라는 것에 열정을 쏟고 있었기 때문에 솔로인채로 1년여를 지내왔다.
그렇게 지내는 동안 솔로로 지내는 것에 대해 별반 외로움이나 유사 감정이 생기지 않았는데, 한달여쯤엔 누군가를 사귀어도 괜찮다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물론 이 전까지는 주변에서 이제 결혼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 상대는 있느냐 이제 조금 사귀어도 괜찮지 않겠냐 는 류의 여러 말들이 있었다. 그래도 그런 말들에 아직 괜찮아요 나이 얼마 먹지도 않았는데요 뭘 서두르고 싶지 않아요. 라고 대답했다.
사실은 어제 6월 14일1에 고백하고 키스를 해 줄 생각이었다. 물론 불가능했을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그래도 한번은 생각해 볼 만한 낭만적인 장면이 아닌가. 어쨌든 그 계획은 고백하는 동생이 너무나도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기 때문에 위로해 주는 정도로 그만 뒀다.
사실 3주간의 기간이 걸린 것은 그녀와의 관계를 생각해 보는 것도 일정부분 차지하기는 했지만, 시험시간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배려도 섞여 있었다. 이미 마음은 정해져있었다고 봐도 무관하다. 하지만 이번만은 웬지 곧바로 말하지 않고 거의 1달 가까이를 지체시켰다.
웬지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오늘의 고백이 있고 나서였다.
시험이 모두 끝났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오후 5시 즈음에 그녀를 기숙사 아래2로 불러내었다. 5분 후 쯤에 잠깐 내려와라~ 는 좀 무뚝뚝해보이기까지 하는 한 마디로.
그녀의 놀라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라고 하고 집에 왔다.
그녀는 왜 이렇게 여자 보는 눈이 없냐는 핀잔 비슷한 답변을 했지만, 필자의 여자보는 눈은 대부분 틀리지 않아왔기에3 믿는다. 그녀의 열정적인 모습과 이상형에 가까운 통통한 모습의 그녀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