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주고 싶은것

이번에 아버지께서 중국에 들어가시는데 3주 정도 계실 예정이다. 한 곳에 머무르시는 것도 아니고 북경같은 발달된 동네에 가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입맛에 맛는 음식을 드실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 번에 중국에 가셨을 때도 모든 것을 돼지 기름으로 요리를 해서 느끼한 것이 입맛네 맞지 않으셔서 그렇게 식성 좋으신 아버지께서 몇 Kg이나 빠져서 돌아오신 적이 있었다. 어떤 음식이든지 가리지 않고 드실 수 있으신 분이 몇 Kg이나 체중이 빠져서 돌아오셨다는 것은 놀라울일이었다.

물론 그 때문에 체중감량에 대해 자극받으셔서 성공하셨고, 약 20Kg정도를 감량하셨으며 이 때문에 고혈압이셨던 분이 약을 먹지 않아도 정상 혈압을 유지하실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당 수치도 정상치에 가까워지고 계신다고 한다. 체중을 감량하시면서 병원에 찾으셨는데 담당 의사선생님이 조금더 노력해서 감량하시라며 입이 귀에 걸리셨더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어쨌거나 중요한건 그 곳 음식이 맞지 않아서 젓갈류나 별도의 음식을 싸 가지고 가시는데, 어머니께서 직접 요리를 하신다는 것이다.

필자의 어머니는 스스로도 인정하시지만 음식을 잘 못하신다. 게다가 젊은 시절 두 분다 맞벌이를 하시는데다가 집에 계실 시간이 거의 없었기에 할머니께서 살림을 대신 해 주셨다. 그렇기 때문에 도통 음식이라는 것을 요리해 본 적이 없으시기 때문에 요리 실력이 발전할 기회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고 일도 그만 두시고 좀 한가해 지셔서 음식을 하시는데, 정말 처음엔 어머니 마음에 상처를 많이 만들어 드렸다.

최근에 까지도 요리를 잘 하시지 않지만, 이 사람 저 사람들에게 배워서 반찬류를 조리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 중국에 아버지께서 들어가신다는 말씀에 얼른 이런 저런 것들을 만들어 주셨다.

아버지께서 중국에 가신다는 말씀에 우려스러울만큼의 체중감량이 있으셨던 탓에 뭔가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으셨기 때문에 만들고 계신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실력이 어떻던지간에 최선을 다해 맛있게 해 주려는 것은 나이 따위와는 상관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사랑이란 상대를 배려해주고 아껴주는 것이라는 정의를 더 생각하게 만든다.

남대문 새벽시장 상인들

오랫만에 새벽시장에 다녀왔는데, 오늘은 남대문에 다녀왔다. 그 동안 어머니께서 워낙 정신없이 옷 살 시간도 없이 바쁘셔서 마음 먹고 나가신 것이다. 경인고속도로를 지나 회현 고가 근처에 차를 대충 세워두고 내렸는데, 도로변에 있는 가게들이 모두 셔터가 내려져 있어서 장사하지 않는 날인가 싶은 착각이 들었다.

그런데 돌아오면서 보니 그쪽만 그런것이었다. 도착한 시간이 대략 1시 반 정도였는데, 차를 세워둔 곳에서 옷을 사기 위해 조금 들어가니 먹거리가게가 있었는데, 길을 묻기 위해 잠시 섰던 것 뿐인데 저녁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되어 떡볶이 1인분을 주문하고 앉았다.

그런데 떡볶이 한 접시가 무려 3,000원이었다. 하아~ 정말 먹고나서 만족감보다는 속았다는 생각이 들어 배가 아파오는 듯 했다.

그렇게 원하는 목적지를 향해 가는데 중간에 다른 가게에 들려 이런 저런 옷을 골라보았다. 물론 이번에 방문한 목적이 어머니의 옷을 사는 것이었기 때문에 아주머니들 옷을 주로 파는 상가로 보이는 곳을 순회했다.

돌아다니면서 문득 깨달았는데, 아주머니들 대상이라고 해도 세련된 것들이 간혹 보이고 마지막 목적지로 삼은 커먼프라자에서는 가격대가 비슷하면서도 이쁜 옷들이 보였다. 어머니께서는 중간에 들렸던 가게에 들리지 말고 바로 갔으면 좋았겠더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상인들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는 말씀을 하셨다.

전에는 사람들이 많이 복잡하고 했을 때는 만져보는 것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날카로운 시선에 무섭기까지 했는데, 지금은 많이 정감있어 보이는 응대로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아마도 경기가 어려워지고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결과가 아닐까 싶다고 하셨다.

어머님께서 입국하셨다.

길고긴 한 달이 지나버렸다.
생각보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꽤 짧게 느껴졌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31일, 744시간, 44640분, 2678400초가 지났다.
뭐.. 그다지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이거… 생각보다 꽤나 헛짓인거다.

어머님께서는 8월 31일에 나오기로하셨지만, 같이 가셨던 분께서 며칠 더 있고 싶어하셨기 때문에 이러 저러한 이유 때문에 조금 늦게 입국하시는거란다.

쨌든 어제 낮(토론토 시간으로는 31일 23시 50분)에 출발하셨는데, 그곳에서 여기까지 무려 13시간이나 걸린단다. 정확한 도착시간이 궁금해서 대한항공에 전화를 걸었더니 기상상태때문에 예정 도착 시간인 2일 새벽 2시 50분 정도에 도착한다고 한다. 뭐… 20분 정도쯤이야.. 기다릴 수 있지.

어머니.. 오랫만에 뵈러 가는데, 모시러 가는데 웬지 그다지 애절하거나 보고싶거나 그런감정이 좀 덜하다.
정이라는게 없는 녀석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참… 인생이 메마른듯이 생각된다. 오래 떨어져있었는데도 가족에게서 조차 애절한…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는건 스스로를 무정한 인간이 아닌가 하고 생각되게 한다. 이 짧은 한 달이라는 시간에 이런 민감해 보이는 반응은 지나치다는 생각도 좀 들긴하다.
하지만.. 하지만… 동생이라는 녀석은 좀.. 그 녀석이 유난스럽게 정이 더 많은 것인지도 모른다.

어머니 마중 나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으므로… 여기까지..

어머님은 건강해 보이셨다. 다행히도 시차나 음식, 물 때문에 고생하실만한 타입이 아니라는걸 감사하게 생각했다. 약 한달만에 어머님은 딸, 아들을 보고싶으셨단다. 그렇게 계속 전화통화를 하셨으면서도 그렇다고 하신다.

곁 얘기로 젊은 남자 셋과 젊은 여자 셋이 함께 친구 정도로 보이는 사람들이 기다리면서 사진도 찍고 뭔가 얘기하는 것을 보면서 친한 친구가 입국하는것인가 추측했다. 하지만 입국절차를 다 밟을 시간이 흐르고 나온 것은 그 중 한 여자의 아버지께서 입국하시는 거였던거다. 혼자 나가고 싶지 않아서 내지는 혼자 나가는 것이 무서워서라는 정도의 이유로 친구들이 함께 해 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친구(?!)들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곁얘기로 입국 수속시간이 꽤 많이 잡아먹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그래봤자 30분이 조금 넘은 시간이었지만,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오는데도 외국인은 착륙 후 10분 이내로 나오기도 하는것을 보면서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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