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기

marineblues – 20071202

할머니, 증조 할머니!

성게양의 조모님께서 돌아가셨다는 관련 에피소드가 올라왔다.

괘기, 개대기1

참 정겨운 단어이다. 필자의 증조모님은 1898년생이셨으며, 105세까지 이 땅에서 살아내셨다.

증조모님은 그 연세에도 꽤나 총명하셨던 분이었지만, 일부러 그러시는지 헛갈리는 치매 증상을 가지고 계셨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조부님께서 돌아가시면서 더 이상 유선여관에서 안주인으로 지내실 수 없게 되시면서 함께 지내게 되었다.

좁은 집안에서 조모님과 함께 지내었는데, 그에 더해 증조모님도 함께 모시게 되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증조모님께서는 거동이 불편하셨고 말씀도 그다지 많지 않으셨다.

가족들이 집안에 있을 시간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말상대가 없어서였는지, 그 이전에도 그러셨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간간히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시면 총명하셨다는 사실을 깨닫기에 충분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

증조모님의 소천일에는 정말 슬픔을 감출 수 없었다. 물론 상을 치르면서 호상이라며 사람들이 심하게 울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필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셨던 조부님과 대등한 애정을 당신의 방식대로 쏟으셨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증조모님께서 필자를 부르던 호칭이 더욱 그리운 순간이다..

빙조야~
  1. 전라도 사투리로 고양이를 이르는 말이다. ‘괘대기’이지만 개대기로 발음하기도 한다[]

해 주고 싶은것

이번에 아버지께서 중국에 들어가시는데 3주 정도 계실 예정이다. 한 곳에 머무르시는 것도 아니고 북경같은 발달된 동네에 가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입맛에 맛는 음식을 드실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 번에 중국에 가셨을 때도 모든 것을 돼지 기름으로 요리를 해서 느끼한 것이 입맛네 맞지 않으셔서 그렇게 식성 좋으신 아버지께서 몇 Kg이나 빠져서 돌아오신 적이 있었다. 어떤 음식이든지 가리지 않고 드실 수 있으신 분이 몇 Kg이나 체중이 빠져서 돌아오셨다는 것은 놀라울일이었다.

물론 그 때문에 체중감량에 대해 자극받으셔서 성공하셨고, 약 20Kg정도를 감량하셨으며 이 때문에 고혈압이셨던 분이 약을 먹지 않아도 정상 혈압을 유지하실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당 수치도 정상치에 가까워지고 계신다고 한다. 체중을 감량하시면서 병원에 찾으셨는데 담당 의사선생님이 조금더 노력해서 감량하시라며 입이 귀에 걸리셨더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어쨌거나 중요한건 그 곳 음식이 맞지 않아서 젓갈류나 별도의 음식을 싸 가지고 가시는데, 어머니께서 직접 요리를 하신다는 것이다.

필자의 어머니는 스스로도 인정하시지만 음식을 잘 못하신다. 게다가 젊은 시절 두 분다 맞벌이를 하시는데다가 집에 계실 시간이 거의 없었기에 할머니께서 살림을 대신 해 주셨다. 그렇기 때문에 도통 음식이라는 것을 요리해 본 적이 없으시기 때문에 요리 실력이 발전할 기회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고 일도 그만 두시고 좀 한가해 지셔서 음식을 하시는데, 정말 처음엔 어머니 마음에 상처를 많이 만들어 드렸다.

최근에 까지도 요리를 잘 하시지 않지만, 이 사람 저 사람들에게 배워서 반찬류를 조리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 중국에 아버지께서 들어가신다는 말씀에 얼른 이런 저런 것들을 만들어 주셨다.

아버지께서 중국에 가신다는 말씀에 우려스러울만큼의 체중감량이 있으셨던 탓에 뭔가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으셨기 때문에 만들고 계신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실력이 어떻던지간에 최선을 다해 맛있게 해 주려는 것은 나이 따위와는 상관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사랑이란 상대를 배려해주고 아껴주는 것이라는 정의를 더 생각하게 만든다.

사진은 찍는 사람의 감정도 담는다.

한 동안 셔터를 누르지 못했다를 보면 “사진은 사진을 찍는 사람의 감정이 투영된다“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 표정 정말 맞는 표현이다.

사진은 사진을 찍는 사람의 감정이 투영된다고 한다.

또한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어떤 대상을 바라본다는 것은 그 대상과 어떠한 형태로 교류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중략)

상황이 끝나고 임시 편집실에 오자마자 안선배가 찍어 온 사진을 보았다.
사진이 나빴다. 안선배 사진 답지않게 사진이 너무 나빴다.
대부분 초점이 맞지 않았고, 구도도 심하게 불안정했다.

출처 : 시사저널 거리 편집국 – 한 동안 셔터를 누르지 못했다

원래 사진을 시작하게 된 것은 중학교 때 특활시간에 사진부 활동을 시작하면서, 세상을 다 담고 싶다는 소망에서부터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저런 소소한 사진들을 주제에 상관없이 찍어왔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들조차 피사체가 될 수 있었다. 다시 사진기를 잡기 시작한 것이 처음 디지털 카메라를 샀던 때였는데, 그 때는 풍경사진을 찍기를 좋아했다.

정말 똑딱이(COOLPIX E775)로 좋은 사진을 많이 찍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올해 초에 행사사진을 찍으면서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들이 잔뜩 생기기 시작했다. 초점은 물론이고 구도도 엉망이었다. 심지어는 화밸1조차 맞지 않은 사진이 있었다.

카메라는 분명 처음 사용했던 똑딱이보다 좋은 카메라(D70)인데도, 결과물은 엉망인게 이상하게 여겨졌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결과물들이 말해주는 필자를 들을 수 있었다.

행사사진이라고 해 봐야 소속해 있는 집단에서 하는 집회 정도뿐인데, 그들과 다른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실 그들이 필자에게 어떤 해코지나 괴롭힘을 행한것도 아닌데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전처럼 다가가서 말하고 인사조차도 하기 힘들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진을 찍는 사람이 필자뿐이었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 것을 그만 둘 수는 없었고, 그 집단에서도 필자의 사진을 좋아하고 원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깨닫고 난 뒤로부터는 다시 그들에 대해 애정을 갖기를 노력했다. 사람 마음이라는게 어떻게 가지느냐에 따라 행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경험이었다.

최근에도 초점이 맞지 않는다거나 자동초점기능이 제대로 되지 않는 기능상의 이유로 사진품질이 좀 떨어졌지만, 그래도 그들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인지 이전에 그 때보다 더 좋은 사진이라는 것을 대번에 알 수 있는 사진들이 나온다.

이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시사저널 거리 편집국 사람들의 마음이 전해져와서 씁쓸함이 느껴졌다.

  1. 화이트 밸런스[]

블로그에 대한 애정..

그 이야기들은 자기가 다루고자 하는 글의 대상과 소재에 대한 애정으로 충만하다. 그래서 꽤 긴 글들임에도 불구하고, 그
긴 글들이 그다지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건 그 애정이 불러일으키는 일종의 매혹일테다. 물론 그는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이렇게
능수능란한, 그리고 담담한 듯 깊이 있는 글은 쉽게 만날 수 없다.

출처 : 민노씨네

자신이 글을 쓰는 대상과 소재에 대한 애정에 대해 민노씨께서 언급하셨다. 아거님의 포스팅에 대한 글에서 언급된 것인데, 아거님의 미닉스라는 블로거에 대해 리뷰한 글에 대한 포스팅이다.

민노씨께서 작성해 놓은 글들을 보아도 자신의 글감들에 들어간 정성들이 보인다. 물론 그가 칭찬해마지않는 아거님의 포스팅들도 마찬가지다. 그 자신의 생각들과 경험들을 적절한 표현들을 사용해 적어내려가는데 그것을 읽고 있노라면 정말 그들이 필자의 앞에서 이야기해 주는 듯하다. 때론 온화한 모습으로, 때론 날카로운 모습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아두는 그 무엇이 있다.

그것은 바로 다름 아닌 자신의 글에 대한, 포스팅에 대한 애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아거님의 포스팅을 통해 알게 된 미닉스님의 글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링크 따라가 앉은채로 몇 시간1을 두고 그 글들을 읽어 내려갔다.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고, 심지어는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런 애정을 가지고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애정을 한껏 담아 읽는 이로 하여금 같은, 또는 유사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글을 작성할 날이 오길 바라면서 작성해 본다.

  1. 몇 번인가 언급했지만, 필자의 독력은 정말 형편없는 수준이다. 미닉스님의 글 하나를 읽는데 30여분 이상을 족히 소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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