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이기적인 동물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우리집안의 치부를 드러내어 스스로 먹칠하려는 의도가 아님은 당연하다. 이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있기를 바라는 희망 사항을 먼저 밝힌다.

우리 집안은 꽤나 복잡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조부님은 인물도 괜찮으셨고, 재물도 적당히 있으셔서 조부님의 먼저번 조모님께 얻었던 두 딸이 있으셨고, 사별 후 함께 살고 계시는 조모님과 재혼하셔서 딸 하나에 두 아들을 얻으셨다. 게다가 첩까지 얻으셔서 아들들을 낳으시어 함께 살아내셨다.

참… 창피한 집안사이지만, 낮에 조모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들과 연계하여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조모님께서는 조부님과 결혼하기 전에 있었던 두 따님들을 당신이 직접 낳으셨던 것처럼 키워오셨고 얼마전까지도 그렇게 생각하시며 대해오셨다고 한다. 마음 속으로부터도 차별하지 않으셨으며, 진정한 사랑으로 대하셨다. 그런데 그 두 딸들에게 있어서 조모님은 그렇지 않았더라면서 속내를 손자인 내게 털어놓으셨다.

조모님께서 젊은 시절 그 두 따님들을 키우면서 주변에 동생 되시는 – 친동생이 아니라 조모님의 퍼주시는 성격으로 인해 생긴 동생 – 분께서

“누님, 저 아이들에게 너무 잘 해주지 마쇼. 누님이 생각해 주는 것만큼 누님을 엄니로 생각하는줄 아시면 크게 마음 상하셔라..”

그러나 조모님께서는 그런 동생을 꾸짖으시며 그렇지 않다고 하셨단다. 조모님께서는 꽤나 정이 많으신 분이시기 때문에 지금도 어려운 생활 형편 가운데서도 뭔가를 부지런히 만드시고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나눠주신다. 조금 더 털털한 표현을 빌자면 “막 퍼주신다”. 그런 조모님 곁에서 자라온 결과 그렇게 하셨으리라는 것을 쉬이 떠올려낼 수 있었다.

그런데, 몇 년 전에 이러 저러한 이야기들을 나누시면서 두 따님들이 아버지께 대했던 내용을 들으셨단다. 아버지께서 어머니와 만나시고 얼마 되지 않아 연애하시면서 서울로 올라가셨더란다, 어찌 저찌해서 돈이 다 떨어져버려서 고모님께 가서 돈좀 빌어달라고 하셨던 모양이다. 그런데, 고모님께서는 야박하게도 없다고 하셨더란다. 이웃사람이 와서 빌려달라고 해도 빌려주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동생이 와서 빌어달라고 하는걸 그렇게 매정하게 대할 수가 있을까? 사실 그 부분에서 그네들에게 가진 남은 조그마한 정을 다 털어내버렸다. 이미 그들에게는 정을 가지지 않았었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가졌던 그 잔정마저도 뚝 떨어진다.

사실 최근에 고모님들의 행동에서 이미 떨어져 가던 정이었다. 팔순이 넘으신 어머니께 된장을 담아 달라며 그 먼거리를 – 부천에서 의정부 – 오라고 하시는 사건만 해도 개인적으로 꽤나 정 떨어지는 사건이다. 요즘 세상이야 이런 저런 더 심한 일들도 서슴 없이 일어나기 마련이라고는 하지만 이건 정말 되먹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조모님을 찾아와서 담아가지구 가져가도 욕먹을 행동이 아니던가. 함께 만들자는 것도 아니도 일방적인 요구다. 친정어머니와 딸 사이에는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도 두 사람의 연령을 생각해보면 욕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모녀지간이라는 특별한 관계라고 할지라도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을 버릴 수 없는 부분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나이를 먹으면… 더 철이 없어지는 것일까.
더 바르게 되어야 하는거 아닌가?
혼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