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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터진 에버노트를 버렸다

에버노트에 처음 가입한 것은 2009년이었다. 처음 에버노트를 설치했을 때는 한글로 내용을 입력하는데 문제가 좀 있었다. 그래서 곧바로 삭제했다. 그 당시의 에버노트는 그다지 쓸만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쓸만하지 않게 되어가고 있다.

에버노트를 사용한 10년

물론 처음 에버노트를 사용할 때보다 사용성은 좋아졌다. 더 이상 한글이 깨지는 일은 없고, 기능도 훨씬 많아졌다. 대학원에 등록하면서 다시 관심이 생겨 오랫만에 에버노트를 설치했고, 처음보다 훨씬 쓸만해진데다가 기기별로 동기화도 잘 되는 편이었기에 고민없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사실 에버노트를 사용하는 양이 결제를 할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메모를 많이 하는 편이었지만, 수업 내용에 이미지나 동영상 등의 용량을 많이 차지하는 내용을 입력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제를 해서 썼다. 성장하는 에버노트를 지원하는 마음으로 유료로 결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고 대학원을 졸업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노트의 수가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좀 생겼다. 에버노트를 실행하고 입력하고 동기화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있었다.

약간의 검색을 해 보았지만 대체할 만한 다른 앱이 없었고, 크게 다른 앱으로 바꿔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느려진 것은 아니었기에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그렇게 10년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처음에 설치하고 삭제한 뒤로 사용하지 않은 4년을 빼면 6년이다. 4년을 빼더라도 6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6년 동안 잘 사용했고, 유료 요금제가 생기고 난 뒤로는 달마다 결제를 하면서 사용했다. 2년 전부터는 연간 결제를 해 왔고, 한 달이 조금 못 된 4월 26일에 다음 한 해의 결제가 이루어졌다.

에버노트가 뻗었다

여전히 메모를 많이 하는 편이지만 대학원에 다닐 때 만큼은 아니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가 보고 듣는 횟수가 많아지니 다시 검색을 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오늘(2020년 5월 15일) 에버노트가 뻗는 일이 생겼다.

사실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에버노트를 닫았다가 다시 실행하면 해결되었으니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에버노트를 열고 검색을 했는데, 검색이 되어 노트 화면이 열리기는 하는데,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이상해서 새로운 노트를 열고 제목을 입력하고 내용을 입력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되지 않았다.

에버노트를 종료하려고 트레이 아이콘에서 종료를 시도하려고 했더니 에버노트가 작동을 멈춰버렸다. 에버노트 화면이 하얗게 되면서 응답하지 않았다. 사용하고 있는 TotalCommander로 프로세스를 강제로 종료시켰고, 다시 실행하였지만 여전히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오늘 이런 일을 겪기 일주일 전 쯤 다른 이유로 에버노트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일이 있어서 완전히 삭제했다가 다시 설치한 일이 생각이 나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마음을 진정하고, 다시 반복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 중에 누군가 활동하는 슬랙에서 노션을 언급했다.

노션… 노션? 노오션!

최근들어 노션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 처음 노션에 대해 들었을 때는 뭔가 새로운 도구인가? 정도였다.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작년 중순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 노션에 대한 대화가 자주 보였다. 협업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다시금 그에 대한 관심이 생길 정도로 빈도가 높아졌다.

그러던 가운데 오늘의 일을 겪게 되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오늘의 일 만으로 노션에 대한 관심이 에버노트를 버릴 정도로 높아지지는 않았다. 그 동안 에버노트를 사용하면서 있었던 일들, 특별히 일 주일 전의 일과 오늘의 일이 다시금 대체할 노트앱을 검색하게 만들었고, 노션을 선택하게 만들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노션은 열일하고 있다. 에버노트에 있는 자료를 가져오는 중이다. 6년 이상을 사용하면서 만들어 놓았던 노트를 가져오느라 아직도 일하고 있는 노션으로 옮기게 된 계기는 나와 다른 이유였지만 에버노트를 버리고 노션을 선택했다는 글 때문이다.

처음 글을 볼 때만 해도 쓸만한 노트앱이 많이 있구나 정도였는데, 그 다음 글을 보니 이젠 정말 에버노트를 버릴 때가 됐구나 싶었다.

에버노트(Evernote)에서 노션(Notion)으로 떠난 이유

이 글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 가장 눈에 띄고 공감이 된 항목은 단연 속도의 문제이다. 결국 오늘의 결정은 속도의 문제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웹클리퍼의 성능이 쓸만하다는 항목은 내게는 그렇게 큰 이점이 아니다. 글을 작성하는 일은 많지만, 에버노트로 클리핑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에버노트로 클리핑하는 대신 아카이빙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어와 외국어 글에 대한 서비스를 각기 따로 쓰고 있다. 한국어 자료는 포켓, 그 외의 외국어 자료는 인스타페이퍼를 사용하고 있다.1

그래서 노션 쓰라고?

이제 노션을 설치하고 노션 웹에서 에버노트를 가져오게 해 놓고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작업 중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6년의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고, 그 사이에 내 생각은 끊임이 없었기에 여전히 작업 중일 수 밖에 없다.

노션은 좋은 도구이지만, 나와 성향이 다른 사람은 고민해 봐야 할 지점이다. 무료로 사용할 정도로 크게 사용이 많지 않다면 기본 기능으로 만족할 수 있고,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을만한 앱을 고민하여 선택하는 것이 좋은 일이다.

앞서 노션에 대한 정보가 정리되어 있는 글을 보고 다른 앱을 선택하는 것을 고민해보아도 좋을 일이다.

에버노트가 계속 이렇게 개인 사용자에게 무관심하고 기능 개선에 신경쓰지 않으면 에버노트에서 이탈하는 사람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밝히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1. 한 앱으로 모아놓을 수도 있지만, 포켓의 외국어 글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영어의 가독성이 인스타페이퍼가 더 좋다. 이와는 별개로 강조표시(Highlight) 서비스는 디고(diigo)를 쓴다. 최근에는 라이너를 많이 쓰는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원하는 기능이 구비되어 있어서 디고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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