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필자는 술하고 원수 지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때 술과 조건부 휴전상태에서 일보 진행된 관계를 유지하기도 하였으나, 그 경험 이후에도 그다지 술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없다.
한 두 잔씩 마시면 약이 된다는 둥 그런건 제쳐 두고라도 술은 필자의 인척인 한 집 안의 두 사람을 망쳐놨다. 한 사람은 죽었고, 한 사람은 술에 노예가 되어 인생 막장1을 장식하며 지내고 있다.
요즘 학교에 자전거를 타고 통학하는데, 어제는 집에 거의 다 도착해서 인도쪽을 보며 진행하는데 뭔가 보따리 같은게 슥~ 하고 지나쳐 보였다. 금새 본 것을 다시 생각해보니 사람 같기도 해서 놀라 뒤로 후진하여 그 보따리가 있는 곳으로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사람이었다.
학교에서 조금 늦은 시간까지 있다가 출발했기 때문에 1시간 가량이 지난 시간이었으니 결코 이른 시간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쨌든 그 사람은 길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 필자가 보따리로 착각할 자세로 엎어져 있어지만 널부러져 있었다고 표현하는게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쨌든 깨워 흔들었더니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인사불성이다.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 할 정도였다. 보통 그 지점에서 집에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20분이 조금 덜 되는 시간이겠지만 그 사람을 부축해서 오느라 거의 3배의 시간이 걸렸다. 다행이 필자의 집과 같은 방향인데가 바로 근처이기까지 했기에 부축해서 함께 걷기 시작했다.
술을 얼마나 먹었는지 짐작이 갔다. 계속 토해대는데 더 이상 토해낼 것이 없는 위는 위액을 식도를 지나 내보내고 있었다. 조금 구토기운이 줄어들도록 부축해서 걷는 동안 이것 저것 질문했다.
강서구 X협에서 청경을 하고 있다는데 돈이 없어서 집에까지 걸어가고 있던 중이었다고 한다. 참.. 내…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인생 막장이다. 술을 그렇게 먹여놨으면 택시비라도 쥐어 보내줘야할 것 아닌가. 이른 시간이 아닌데 말이다. 다 큰 사람이니까 알아서 하라 이건가?
어쨌든 그 사람 그대로 뒀다간 죽진 않았더라도 몸살 났을거라고 생각된다.
- 농으로 주고 받는 그런 막장이 아니다[↩]
보통이라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을텐데 부축까지 하시고 오시다니 대단합니다. 분명 그냥 두셨으면 무슨 일이 있었을 수도 있겠네요. 그정도로 취한 분이라면.
글쎄… 전에 어디선가 동원훈련 받은 사람들이 저녁에 만나 술먹고 그대로 뻗어 자다가 동사한 사례가 있다고 해서 걱정이 좀 되서요.
역시나 술은 적당히가 최고 입니다.
그나저나, 아래 눈 왠지 무섭군요;;
이상한 사람이 와서 제 모친을 욕되게 한 적이 있어서 아거님의 권유로 달게 되어 계속 쓰고 있습니다.
확실히 달고나서는 이상한 사람이 안 와요.
원수를 사랑으로 감싸셨군요. 숙연해집니다.
저희집도 술이라면 별로 좋지않은 이미지를 갖고 있어 공감합니다.
뭐… 술이 원수지 사람이 무슨 죄가 있겠어요.
사실 그 부축한 친구가 자꾸 토하려고 해서 얘기하는 중에 그 친구도 교회에 다닌다는 걸 알았어요.
회식자리에서 술을 거절할 수 없어서 먹기 시작했다는데…
저도 술하고 그리 친한 사람은 아닙니다만, 가끔씩 우리의 술 문화를 스트레스가 많은 사회의 자연스러운 부산물로 보아야 하는 것인지 혼동이 될때가 있지요. 어쨌든 너무 지나친 것은 좋지 않을 것 이라는 생각입니다. 고생 많이 하셨네요. 좋은 일 하셨습니다. 저는 그렇게까진 못했을텐데…
음… 사실 술 많이 먹어도 비틀거리기는 하지만 쓰러지거나 길바닥에 널부러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웬지 좀 그 친구가 쓰러져 있는걸 보면서 제가 술독에 빠져서 허우적했던 기억이 오버레이 되서요.
방문 감사드립니다.
음.. 수동트랙백은 뭐냐!
어이없긴… -ㅅ-^
트랙백이 안 날아가니까 댓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