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의 대상으로서의 나, 그리고 대화

필자는 비판 받는 것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민노씨께서 자주 언급하시듯이 비판은 그 대상에 대한 관심(애정)이 없다면 존재 할 수 없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판은 고양된 애정을 표현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중략)

물론 비판의 탈을 쓰고, 그 ‘사람’을, 그 ‘블로거’를 증오하기 위한 비난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민노씨.네

민노씨.네

블로그 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만들어왔고 자신의 발전에 매우 많은 도움이 되었던 자세가 비판의 수용이었다. 지금도 역시 비판에 대해서는 같은 방식으로 반응한다. 비판이라고 말해지는 것이 비판을 위한 비판, 비난이 아닌 경우에만 그렇다.

오늘 레몬가게님의 글<(불)펌 블로깅 보다는 가벼운 블로깅이 훨씬 더 훌륭합니다.>과 민노씨의 글<함께 블로깅하기 – 블로깅의 민주적 가치>을 통해 다시한번 (불)펌, 비판, 대화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인용을 할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이 부분을 인용한다고 원작자에게 이야기 해주지 않으면 원작자는 그 인용여부를 알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어딘가에 적어둔 어떤 구절을 가지고 나 모르게 사람들이 떠든다면 그것 역시 기분이 나쁘다. 인용의 경우에도 원글에 대한 링크는
확실하게 밝혀야하고 원작자에게 반드시 알려야한다. 똑같은 논리가 링크걸기에도 적용된다.

작성자의 동의와 바른 출처표시가 없다면 위에서 말했던 이유에 근거, 나는 그것을 무개념 포스팅으로 분류한다.

레몬가게

먼저 레몬가게님이 (불)펌질과 인용에 대한 반대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해 보면 일단 (불)펌질에 대해서는 블로그 활동 초기에는 그다지 그에 따른 문제 발생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 했었고 인용의 부분에 있어서는 출처 표시만으로 필자로서의 의무는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레몬가게님의 의견에 따르면 무개념 포스팅을 만들어 낸 것이다.

대화를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레몬가게님 같은) 작성자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글이 뒷담화[note]대화의 주제가 주제의 작성자를 배제한 대화를 뒷담화라고 정의 내려 본다면 말이다.[/note]가 되도록 놔두고 싶지 않은 마음이라고 생각된다. 대화를 원해서 작성한 글이 자신이 빠진 상태에서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레몬가게님의 마음이 공감이 되었기 때문에 이 후의 포스팅에 인용이나 링크를 할 경우에 작성자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사실 인용문에 대해서 작성자에게 통보하는 행위를 의무로 생각하지 않은 것은 단순히 인용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만을 나타내는 것 또는 자신의 생각에 대해 독자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도구 정도로 사용할 뿐인데 그런 활동에 작성자로 하여금 끼어들게 할 필요가 있는가하는 생각이었기 때문이고, 이것은 블로그 정체성에 대한 단상 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블로그를 대화의 공간이 아닌 기록을 남기는 공간으로서만 활용해 왔기 때문에 생겨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운영행태는 이 블로그의 제목(관계 / 단절의 시작은.. ) 중에 있는 (대화의) 단절의 시작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최근의 이 블로그에는 대화가 거의 없어졌는데 이것은 스스로 자초한 일인 셈이다. 대화가 없는 블로그가 그 존재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일단 관계의 시작이 되게 하고 싶다는 블로그 제목의 의미를 살려야 겠다는 생각을 레몬가게님의 글을 통해 관계의 시작을 바라면서 단순히 기록을 남기는 공간으로 사용했다는 것이 모순이라는 깨달음과 함께 했다.

그리고 인용문의 삽입이나 링크를 작성자에게 통보하지 않은 이유를 한 가지 덧 붙이자면 글을 작성은 하고 있지만 작성된 글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 작성자의 글에 댓글을 달거나 인용했다는 글을 달아서 다른 사람들이 부족한 글 솜씨를 보고 업신여기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확실히 이 블로그에서는 지금까지도 정리되지 못 한 듯한 글들이 자주 작성되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좀 과장되게 표현되어진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 이런 두려움은 여러 공간에서의 글 작성을 취소하는 행동으로 이어진 적이 적지 않게 있어왔다.

위의 두가지 이유(교류, 자신의 창작물 관리)때문에 나는 (불)펌질이 싫다. 특히나 그 글에 대한 독자의 피드백이 해당 원글로 돌아가지 못하게 의도한 펌글은 더더욱 싫다. 의도했건 어쨌건간에 퍼온글이 원글에 제대로 피드백되지 않게 만들었다면 그건 퍼간사람이 절대적으로 잘못한것이라고 본다.(따라서 출처표시가 되었더라도 어느정도 무개념 포스팅에 포함시킨다.) 퍼온글이면 좀 더 확실하게 원글을 이어주어야 하는것이 퍼간 사람의 예의이다.

레몬가게

레몬가게님이 언급하신 작성자들의 대화의 기회를 앗아간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동시에 이미 여러번 다수의 블로거들에 의해 언급되었던 검색의 최적화 문제의 원인[note]검색에서 원작자의 글보다 펌질 된 글이 더 상위에 링크되는 것에 대해 여러 블로거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었다.[/note]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뭔가 연결된 레몬가게님의 글의 주제와 살짝 거리감을 가진 듯 하지만 일단 레몬가게님의 비판의 대상이 되어버렸고, 그에 공감되어 변화되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기 때문에 민노씨.네와 레몬가게님의 블로그 해당 글에 트랙백을 보내며, 이 글이 지적을 위함이 아니라 공감의 표시임을 알린다.

“비판의 대상으로서의 나, 그리고 대화”의 5개의 생각

  1. 제 글이 캔스마일님께 의미있는 생각의 단초를 제공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물론 레몬가게님 글이 훨씬 더 그런 역할을 한 것 같지만요.

    전문 스크랩의 가장 큰 문제는(출처표시가 되었든 되지 않았든) '원저작자와의 대화, 접촉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차단한다는 문제에 있는 것 같습니다. 또 그게 현실적으론 그 블로그 혹은 언론사의 수익(애드센스든 트래픽의 감소든)와 연관되어 있기도 하죠.

    스크랩에 관해서 주로 쓰셔서..

    묶어두고 싶은 글이 하나 있네요.

    트랙백 보냅니다.

    : )

  2. trackback from: 스크랩문화에 대한 단상
    #. [첫눈과 나루, 그리고 검색엔진의 개성과 객관성에 대한 단상]이라는 글을 쓰다가 중간에 스크랩에 관해 언급할 필요가 있었는데요. 너무 글이 길어져서, 따로 옮겨 독립적으로 포스팅합니다. 한 달 전 쯤 어떤 블로거께서 비밀글 문의한 적 있는데요. 이에 대한 제 대답이기도 합니다. 블로거뉴스의 오픈 에디터제도, 아, 그리고 무엇보다 '댓글 명예훼손에 대한 포털책임 인정 판결'에 대해서도 쓰고 싶은데.. 쓰고 싶은 글은 많은데.. ^ ^;; 능력이..

  3. @민노씨 – 2007/06/25 10:28
    수익 문제는 민감한 문제니까요. 확실히 강제적으로 원문을 비교 검색하여 걸러주는게 필요할 듯 합니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블로거들이 펌질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지만, 일단 지금 국내 블로거들 중 대부분은 펌 문화가 심하니까요.

    저처럼 모르는 사람들에게 펌 문화의 문제에 대해 자주 노출시켜 주는 방법으로 접근하는게 좋을 듯 해요.

  4. 원작자는 알 수 없다. -> 원작자는 그 인용여부를 알 수 없다. 로 고쳐주세요. 읽다보니 조금 어색하네요. 🙂

    아무튼 이렇게 제 글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쳤다니 개인적으로 매우 기쁩니다. (사실 영광스럽기까지 하네요. ㅎㅎ)

    위쪽 댓글에서 민노씨.님께서 지적해주셨듯 대화와 접촉의 기회를 앗아가는것이 문제의 발단이자 핵심이겠네요.

    의식변화와 기술발달로 이 문제는 해결되리라 믿고있습니다.

    인터넷 세상은 보면 볼수록 축소판의 현실세계, 혹은 확장판의 현실세계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저도 트랙백 걸려다가 이미 여러차레 링크노출 되었기에 걸지 않고 그냥 갑니다. 글 엮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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