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취미생활의 하나일 뿐이다. 활동하는 주요 분야는 웹 프로그래밍이지만, 주요 모임 등에서는 사진을 맡고 있다. 처음 사진을 맡게 되었을 때는 준전문가용이기는 하지만 꽤나 사람들의 구미에 당기는 사진을 만들어냈기도 했고, 웬지 사람들에게 그런 대접을 받는 다는게 흡족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사진에 대해 불평을 듣게 되었을 무렵부터 사진에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냥 기분 탓이려니하고 넘어가버렸다.
확실히 처음 사진을 시작했을 때의 사진보다 지금의 사진이 더 형편없다고 생각된다.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건데, 그들에 대한 애정이 식어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진들을 비교해 보면 그렇다. 관심의 대상인 피사체를 찍은 것들은 초점이 맞지 않더라도, 대게는 기분 좋은 느낌을 담고 있다. 준전문가용을 갖기 전에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사용하는 똑딱이 카메라(CoolPix 775)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당시의 사진들을 검색해 보면 최근래의 사진보다 훨씬 좋은 느낌의 사진들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시작하는 것은 – 직업으로 삼기 위해 시작하는 경우를 제외하고서 – 가족들을 찍기 위해서라고 생각된다. 카메라 동호회 사람들을 만나보면 아이의 아버지 또는 어머니인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결코 적다고 할 수는 없다. 뭔가 기록을 위해서라거나 그저 다른 사람의 찍는 모습이 멋져보이고 멋지게 담고 싶어해서 찍는 경우도 많다.
사진을 시작한 이유를 찾아 더듬어 보자면 중학교 시절 – 물론 전학 오기전 홍익사대부중 – 에 특별활동 시간에 뭔가 관심이 가는 것이 없어서 조금이나마 관심이 가게 된 곳이 카메라 부서였다. 담당 선생님은 기술 선생이셨던것으로 기억된다.
쨌든 사진에 대해 기본적인 것들을 배웠고, 당시에는 필름카메라가 주류였고, 일반 가정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된다는 것이 부르주아 급(!)이라는 인상을 가지게 했던 때였다. 그 때 사용했던 카메라는 얼마전에 집안에서 발견되어 추억을 회상하게는 했으나, 오랜 세월의 무관심으로 배터리 부분에 녹이 슬어서 쓸 수가 없게 되었지만, 그 시절의 내 작은 희망을 기억하게 해 주었다. 별것 아닌 희망이었지만, 그건 세상에 모든 것을 담고 싶다는 것이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모든 것을 다 담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것들을 내 마음속에 담아두는 동시에 기록될 만한 어떤 것으로 담고 싶었던 듯하다. 그 때나 지금이나 비디오 카메라라는 매체가 있었지만, 역시 내게 있어서는 동적인 것보다는 정적인 것으로 담아야 한다는 생각이었고, 또 동적인 것에는 생각의 여유를 주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정적인 화면에서 얻을 수 있는 상상력의 여지는 삶에 짧은 활력소이기 때문이다.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웬지 아직 어린아이이고 싶어하는 본인의 소망을 단순간이라도 이루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쨌든 삶에 있어서 사진이라는 것은 단순히 취미활동에 불과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얻어지는 기쁨이란 취미활동 이상의 것에서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반환된다. 사진은, 내 평생의 취미활동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