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는 어린 시절부터 꽤나 친근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지금도 다른 남매들과는 사뭇 다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이 한 살 더 먹고 각자 다른 신분으로 생활을 하다보니 전보다는 확실히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다른 남매들과는 차이를 가진다고 생각된다.
어릴 땐 주로 동생이 일방적으로 맞곤 했다. 장난도 심하고 뭐든지 한번에 끝장을 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했으니, 동생을 괴롭히는 일에서야 어땠겠는가. 동생의 회상을 들어보면 본인이 기억하지 못하는 이단 옆차기 가격 등이 본인을 섬찍 놀라게 한다. 본인은 그런 기억이 없기 때문인데, 동생은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원래 때린 사람보다는 맞은 사람의 기억이 더 오래간다”는 이유로 그 근거를 삼는다. 정말 인생에서 괴로웠던 순간이 더 많이 자주 기억되는 것으로 봐서는 동생의 말이 맞는 듯도 하다.
동생은 마루타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본인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꽤나 이상적인(?) 실험대상이 되어주었고 기타 여러 장난들을 할 때 함께해 주었다. 그런 가운데 가장 자주 회자되는 사건이 몇 가지 있다.
먼저는
였다.
어느날인가 동생에게 “손이 가위로 잘릴까?”라는 질문과 거의 동시에 옆에 있던 가위가 손에 들렸다. 그리고는 동생이 아차! 할 순간조차도 허락하지 않고는 왼손의 엄지가락을 싹~ 뚝~!
동생은 아픔을 호소 할 틈도 없이 피가 흐르는 것을 목도(!)해야했고, 피를 보고나서야 울기 시작했다. 그 사건은 동생에게 중학교때까지 흉터를 가지게 했다. 지금도 장난과 관련된 얘기가 나오면 이단 옆차기 얘기와 동등할 정도의 빈도를 가진다.
다음은 불장난인데 머리가 조금은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될 무렵부터 돋보기로 뭔가를 태우는 일에 심취해 있었다. 그런고로 어른들이 계실 때 뿐만아니라 아무도 안 계신 틈을 탄 장난도 잦았다. 그러다가 언젠가는 집안에서 성냥으로 불장난을 즐기고 있었는데, 어른들이 오시는 기척이 들렸다. 놀란 나머지 휴지에 붙은 불을 얼른 끄고, 옆에 있는 휴지통 안으로 넣고 어른들을 마중했다. 그런데 다시 방에 들어가면서 뭔가 타는 냄새가 나는 것이다. 그 정도가 태우다 만 것을 꺼버린 것 치고는 꽤나 심했기 때문에 뭔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어 얼른 뛰어 들어갔더니, ㅡㅡ;;; 타다 만 휴지를 넣었던 쓰레기통 안에서는 불길이 번지고 있었다. 뭔가 외출이라던지 밖에 완전히 나가버린 상태였다면 어땠을까… 꽤나 섬뜩하다.. 당시 우리집은 전세로 세들어 사는 형편이었는데, 주인집은 당시로서는 그 주변 일대의 어떤 집에 비해서는 규모가 중급 이상이었기 때문에 무거운 결과를 짊어지지 않을 수 없었을 듯하다.
막상 기록하려고 하니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동생과 함께 장난치고 동생을 실험대상으로 했던 일들이 기억날 때마다 다시 적기로 하겠다.
그야말로 하드코어군요;;
특히 가위는;; (ㅡ.ㅡ^)
저희 형은 그런 쪽보다는 당시 구슬 5개를 저에게 2000원에 팔곤 했습니다.
나중에 문방구 시세를 알았을 땐;;…
뭐… 사실 장성한 후로는 그 일에 대해 참… 후회스러웠습니다.
중학생이라는 예민한 떄에까지 그 흉터를 가지고 있었을 동생의 입장이라니..
가위 에피소드는 그야말로 덜덜 떨리는군요;;;;;;;;;;
^^ 어린시절부터 저런 당혹스러운 호기심들을 머리에 담고 살았습니다.
저정도의 호기심을 실제로 해 본건 저 사건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것으로 생각….. 하고 싶습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