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적으로도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근거가 있다면 어떨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 경우의 수들을 생각해보고 그저 단순히 열기가.. 열정이 잠시 식은것 뿐이라고 생각해버릴 수 있다면 어떤가.
하지만 그런 생각이 현실의 결과물로 나타나버린다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던 노력들은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물거품이 된다는 것은 뭔가 형체라도 남아있다는 것인데, 물거품 조차도 아니게 되어버렸다고 생각되어진다.
그 동안 함께 활동하던 친구가 한참을 보이지 않다가 모임에 나타났다. 그리고 거짓 웃음으로 인사를 보내오며 금새 굳은 표정으로 돌아가버리고는 다른 곳을 응시한다. 같은 신분을 가지고 같은 단체에서 활동하는 것은 만나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한으로 줄여버린다. 그 단체가 하나 이상의 모임 장소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언제든 마주치게 될 가능성은 있는 것이다.
그 희박한 가능성도 아니고 매 주, 같은 요일에 만나야 하는 관계속에서 벽을 세워버린 상대와 함께 한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그래.. 괴로운 일이다.
자신이 원하지 않은 벽을 느껴버린 사람은 또 어떤가. 자신은 세우지 않았는데, 다른 존재들로부터 벽이 느껴진다. 그래 지금의 내가 그렇다. 난 벽 따위 설치하지 않았다. 벽 같은건 둘 생각도 없었고, 무작정 들이대는 타입이다. 그런 주제에 벽을 느껴버린다. 그 벽을 없애거나 우회하거나 넘어보려고 약 1년이라는 시간동안 그 벽을 무시해왔다. 그러나 벽은 허물어버리기 전에는 그 자리에 위치한다. 이 쪽에서는 도무지 허물어 버릴 수가 없다. 어느 한 쪽에서 원하지 않는다면 열 수 없는 두 개의 열쇠가 있는 보안 금고같은 벽이다. 한 쪽에서만은 도무지 헐 수가 없다.
노력이라는 것은 언제나 그 결실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고개를 쳐들고 있다. 한편으로는 단지 조금 오래걸리는 것이라는 생각이 작게 움츠리고 슬쩍 곁눈질해오고 있지만, 역시나 먼저번의 생각이라는 녀석은 조금도 그 기세를 꺽으려하지 않는다.
무엇인가.. 알 수 없는…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