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멋진 신세계를 만들겠다는 우리들의 영웅이 권력을 얻고나면 잔인하고 파렴치하고 이권을 챙기고 비인간적으로 되어버리는 예를 많이 볼 수 있다. 급우편에 서겠다던 반장은 선생님 편이 되어버리고, 국회의원은 제맘대로 당을 바꾸고 뒷돈을 챙긴다. 급우나 지역구의 여론은 안중에 없다.
회사라 하여 예외가 될 수 없다. 진급이나 승진을 하여 보다 권력있는 자리에 올라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과장 승진을 하면 대리 때보다 목에 힘이 더 들어가고 아랫사람을 부르는 호칭이 달라진다.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어꺠를 펴면서 등이 뒤로 휘어 배가 나오게 된다. 옛날의 그 대리가 아니다.

유쾌한 심리학 ::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 권력 편

  확실히 자리는 사람을 만든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을 해 보았기 때문에 다른 존재가 된다는 것에 공감한다. 군을 부사관으로 전역했는데, 애초에 지원한 목적 중에 하나가 변화였다. 그 변화라는 것은  조금더 외향적이고 활동적이며,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화를 원했다.

  물론 전역한 지금 그런 노력들의 결과로 긍정적인 발전이 있었다. 그러나 군 생활은 나로하여금 어떤 다른 인간의 모습을 가지게 했었다. 뭐랄까.. 조금 더 권력 의존적인 행동을이라고 표현하면 적절할까. 어느 집단에든지 수직적인 관계로인해 갈등은 있게 마련이다. 그런 다른 집단들보다 조금 더 많은 강제권을 가진 곳이 군이라는 집단이고, 그런 곳에서 권력을 가진다는 것은 그만큼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짧은 군생활을 했기 때문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지휘하고 있는 곳에서는 스스로 왕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었다. 지금 되돌아보건데 결코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실수들이 많았다.

  군에 처음 입대했을 때 외향적이며 적극적인 행동과 사고방식을 가지자는 목적과 함께 다짐했던 것이 폭력행사나 욕설을 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군입대전 – 그리고 지금 – 신분이 신학생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런 다짐을 굳게 하지 않으면 안되었기도 했었다. 하지만 자리는 사람을 변하게 한다. 긍정적인 면이 있으면 부정적인 면도 있는 것이 세상 이치인것이다. 처음 1, 2년 동안은 다짐을 했던대로 부하들에게 욕설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점차 정이 없고 약삭빠른 부하들이 많아졌고, 또 이전보다 군기가 헤이해졌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 사건들로 인해 그들에게 더 이상 정을 가지고 대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생각되었다. 또 상급자들로부터 군기를 바로잡아야하지 않겠냐는 주문을 간접적으로 받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렇게 생활하던차에 군에서는 작은일이라고만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옆 중대에서 전역신고를 하지 않은채 행정병을 괴롭혀서 전역증을 미리 받아 아침 일찍 아무도 모르게 나가버린 사건이 벌어졌던 것이다. 게다가 근무하고 있는 중대에서는 휴가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고, 중대장님과의 면담도 거치지 않은채 나가는 사태까지 벌어졌던 것이다. 군이라는 집단은 신고가 가장 기본인것을 그들이 몰랐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병사 신분 중에서는 가장 높은 병장의 계급을 가지고 있었고, 전역한 그들 스스로는 준장, 소장, 중장, 대장 다음이 병장이라고 할 정도로 결코 경험이 없다는 핑계를 댈 수 있을 만한 위치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직급으로 따지자면 과장 바로 밑인 대리격이다.

  조금 주제에 어긋나기는 했지만 그런 상태에서의 내 행동은 조금 더 과격해지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고, 저녁에 근무를 서면서 중대소속의 부하들을 모두 모아놓고 적잖이 과격한 방법으로 폭력적인 언어와 행동을 취했다. 물론 여러분들이 흔히 생각하는 구타가 만연한 그것이 아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지만 당시로서는 그렇게 할 필요성이 느껴지는 자리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평화적이며 비폭력적인 방법들로 여러면에서 접근했을 때 여러 번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간이란 강제력이 없으면 안되는 상황에서 톱니바퀴처럼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원해서 간 곳이 아니기 때문에 생활 자체도 적극적이지 못할 수 밖에 없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게중에는 적극적인 사고방식과 행동으로 상급자인 나로하여금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됐던 부하들도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끊이지 않고 있었다.

  쨌든, 이 글에서 하고 싶은 말은 조직에서 어떤 자리에 오르게 되면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있게 되면 하지 않으면 안될 행동으로 인해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We use cookies in order to give you the best possible experience on our website. By continuing to use this site, you agree to our use of cookies.
Accept
Privacy Poli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