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만한 피자(헛!)

오늘은 학교에 가서 수강 신청, 복수전공 신청을 하고 왔다.
어제 저녁부터 시작된 작업이 생각외로 꽤 오랜 시간을 잡아먹어서 아침에서야 잠이 들었던 나로서는 오전에 일어날 수가 없었다.
아침에 잠시 누워있는다고하며 잠들었다가 눈을 떠보니 시간은 이미 오후2시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거실에서 자고 있던 동생은 이미 출근한 뒤였다. 썰렁한 집안에서 씻고, 나갈 준비를 서둘렀다.
수강신청은 그렇다고해도 복수전공신청 같은 경우에는 학과장의 서명을 받아야하기 때문이었다.
학과장 정도 되시는 분들은 워낙 바쁘셔서 제 시간이 되면 얼른 밖에 나가버리시기 때문에 더욱 서두르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렇게 서둘러 학교에 도착해서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서류를 작성하고 서명을 받으러 갔는데, 1전공 학과장님은 다행히도 계셨다. 그러나… 2전공 학과장님은 이미 – 치과를 가셨다고 조교에게 듣긴 했지만 – 퇴근하셨다고 했다.
퇴근시간도 아닐텐데, 이런건 아니자~나~ 아니자~나~

어쩔 수 없이 서명을 받지 못하고, 내일 교무처에 사정을 얘기하고 처리하려고 조교에게 대신 서명을 받아달라고 맡기고 내려와서 1층에 복수전공신청은 다음 주까지란다… ㅡㅡ;;;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괜스레 서둘러 땀냈다는 생각이 급습했다.

그렇게 다 정리하고 나서 시간을 보니 5시 반 정도였다.
며칠전부터 BF 녀석이 저녁 안 사주냐고 전화를 했었는데, 그 녀석 생일도 제대로 못 챙겨줬고해서 여러가지로 미안하다는 말만 하고 말았다는게 생각났다.
전화를 걸었는데 이 녀석 어찌된 일인지 받지 않는다! 다시 걸려고 폼 잡고 있는데, 그 녀석 전화를 했다.
전화를 하자마자 하는 소리가 “저녁 사주게~!?”였다. 참.. 내 자신의 친구 관리가 얼마나 소홀했는지를 대번에 보여주는 대사가 아닌가!
쨌든 용산에서 일본어를 공부하고 배회하고 있는 듯한 녀석의 주변부 소리를 무시하고는, 용산으로 이동했다.
여기 저기 퇴근시간이 가까워지기도 했고, 원래 잘 막히는 구간이라서 가는데 시간이 꽤나 걸렸다. 도착해서 음식점 찾아서 주차하는데까지 무려 한 시간 가까이 걸렸다. 종로를 왜 모두 비싸기만한 유료 주차장들 뿐인건지, 당췌 차라는걸 가지고 간 자신이 개념이 탈출한게 아닌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힘들게 찾아간 곳은 피자헛이었다. 어차피 출혈이 클거라고 예상되는 마당에 샐러드바로 배채우자는 계산이었다. 그렇게 찾아들어가면서 생각해보니 그 녀석과 만난 최근의 4번 정도를 피자헛 연속인것었다. 쨌뜬, 질리지도 않고 찾아가는 피자헛이었다.

지난 여러 만남들에서 주문한 피자는 치즈 바이트 퐁듀 였다. 퐁듀가 나오기 전엔 소스를 일부러 시켜다가 먹고 했기 때문에 퐁듀가 나와서 시켜먹었는데, 전에 먹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 전혀 새롭지 않았었다.
오늘은 뭔가 새로운 메뉴를 시켜야 겠다고 생각했기에 다른 곳도 펼쳐 살펴 봤는데, 프레쉬 고메이 라는 항목이 눈에 띄었다. 메뉴판에 적혀 있기로는

고메이

라는게
미식가들을 위해 맛있게 조리되었다는 프랑스 말이라고 되어있었다. 그래서 와~ 나 같은 사람(!)을 위한 메뉴로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주문을 했다.

“프레쉬 고메이 세트주시구요, 4~5인분으로 주세요, 음료는 스프라이트로 주세요, “

라고 말하고는 주문 확인까지하고 친구랑 샐러드를 맛나게 갖다 먹었다. 둘다 느끼한 것들을 좋아하다보니 가져오는 샐러드들은 꽤나 느끼한 편이다.

쨌든,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파스타를 먹고 있는데 드디어 기다리던 피자가 나왔다.
와~ 하고 피자를 보는 순간 그 감탄사가 쏙~ 들어가버렸다.

좀 황당해서 그냥 놔두는 대로 보고만 있었다. 이거 4~5인분 맞는건가? 하는 생각과 주문이 잘 못 되었을거라는 확신을 머리에 채워나갔다. 그래서 매니저로 보이는 사람이 있기에 불러다가 이게 4~5인분이 맞느냐고 물었다.
그렇다는 것이다. 이거 보통 다른 피자의 medium 정도 밖에 안되지 않느냐! 고 항의하니까 메뉴판을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헉! 이런 대 실수를…. 메뉴판에 적혀 있는 세트 메뉴의 내용들을 주의깊게 보는데 프레쉬 고메이 피자(M)이라고 적혀 있는게 아닌가!

친구랑 둘이 먹으면서 이거 완전 사기다, 피자헛 사이트에 올려서 항의해야 하는거 아니냐며 주저리 주저리 먹는 내내 떠들었다. 사실 주의깊게 보지 못한 내 잘못이기도 하지만 아르바이트하는 사람이 조금 더 주의깊게 알 수 있도록 재차 주지시켜주었더라면 이런 대 실수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 맛은 소스를 너무 짜게 만들어서 먹는내내 불평을 했다. 인생에서 가장 불평을 많이 하기로 작정이라도 한 것처럼 먹는내내 불평을 했다. 사실 마음에 안들어서도 그랬겠지만 예민한 미각때문이기도 했다. 음식을 매우 싱겁게 먹는편인데 소스를 얼마나 짜게 했는지 입안이 쓰라릴 정도였다고 표현하면 느끼실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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